2026-06-01
세네갈 일흔네 번째 편지
이슬람 명절, 이드 알 아드하 (Eid al-Adha)가 3일간 대대적으로 치뤄졌습니다. 이 명절은 세네갈에서 타바스키(Tabaski)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아들을 바치려고 했을 때,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이 양으로 대신하게 하셨던 그 때의 사건과 연결된 희생절입니다.
원래는 하나님께 대한 순종과 믿음을 기념하며 집집마다 양을 잡는 것인데, 이 마을에서는 그런 개념을 아는 사람보다, 그냥 오랜 기간 해오던 일을 히는 것처럼, 이유도 모른 채 양을 잡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일년에 두차례 설날과 추석이 한국에 있다면, 세네갈에는 라마단 끝나고 행해지는 코리떼, 그리고 이 티바스키가 있습니다. 한국의 명절처럼 먼곳에서 부터 가족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가족들간 뿐 아니라 또래 친구들 그룹끼리 모여서 시간을 보내고, 3일동안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먹습니다.
마을 아이들은 새 꼬까옷을 입고 머리도 단장하고 또래들끼리 어울려 집집마다 다니면서 용돈을 받거나 먹거리를 달라합니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저희집에도 다녀갔는지 모릅니다. 또 얼마나 기깔나게 차려입었는지 아이들도 어른들도 평상시 보던 시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사실은 이것이 이들의 체면문화입니다. 명절에 새옷을 못사입으면 친구들 그룹에서 놀림을 받을 뿐 아니라 같이 다닐 수도 없습니다. 명절에 양을 사고 옷을 해줘야 하는 것은 아버지의 몫인데 돈이 없으면 꾸어서라도 해야 하는 것이니 일년 내내 이 명절이 부담되어 새끼양을 아예 사서 키웠다가 이 명절에 잡을 희생양으로 쓰기도 합니다.
저희도 저희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들 집을 방문하고 음식하는 것을 도우며 지냈습니다. 희생절을 지내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어린 양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심으로 우리에게 더이상의 희생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우리 풀라니들이 이 명절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실체이신 예수님을 바라보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저희는 6월 말부터 약 한달 간 일정으로 잠시 한국에 방문합니다. 파송교회와 협력교회, 지부 모임과 본부 총회에 참석하며 세네갈에서의 사역과 삶을 나눌 기회를 갖게 됩니다. 짧은 일정이지만 성도의 교제가운데 기쁨을 주실 것을 생각하니 많이 기다려집니다. 기도해 주세요.